진격의 거인

2025.02.08에서 Seong Moon Yoo이(가) 마지막으로 수정했습니다

이시야마 하지메의 만화 작품

------스포------

- 유성문

결말에 대해 말이 많은데, 나는 결말이 작가의 어린 시절에 대한 후회를 나타낸다고 생각한다.

이시야마 하지메는 어릴적 세상이 망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다소 강하게 가졌었다고 하며, 세상에 자기 이외의 모든 사람이 사라졌을 때를 자주 상상했다고 한다. [출처]

결말 속 에렌 예거의 행동도 이런 생각과 연결됐을 확률이 높다는 말.

그렇기에 어릴적의 작가가 상상한 결말대로 따라가면 에렌 예거는 전인류 말살에 성공했을 것이다. 완벽히 반인본주의적인 내용

따라서 철없던 시절 작가가 만들어낸 기존 만화 결말에 대해 작가는 책임을 져야 했던 것이다.

그러나 만화를 통해 문화적 권력을 가지게 된 작가가 철없던 시절의 망상을 그대로 표출할 수 있을 리가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결말을 "인본주의적으로" 수정하는 순간 스토리의 완결성이 사라진다.

그렇기에 작가는 고민에 고민을 거쳐서 결국 전 인류의 8할을 죽이는 정도에서 결말을 내지 않았을까 싶다.

그러한 작가의 고민과 후회들이 에렌과 아르민의 마지막 대화에서 나타났다고 나는 느꼈다.

에렌은 작가의 페르소나, 그리고 "과거도 미래도 없다"는 시조의 힘은 곧 스토리를 구상할 때 작가의 심리상태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미래를 뜯어고치고 싶었던 작가(에렌)은 그나마 인본주의적인 결말을 내기 위해 나름 고민했으나 어쩔 수 없이 인류의 8할을 죽이게 됐다고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작가 본인이 직접 밝힌 부분은 아무 것도 없으므로 내 말이 맞다고 할 수는 없으나,

"It would have been nice if I could have changed the ending. Writing manga is supposed to be freeing. But if I was completely free, then I should have been able to change the ending. I could have changed it and said I wanted to go in a different direction. But the fact is that I was tied down to what I had originally envisioned when I was young. And so, manga became a very restrictive art form for me, similar to how the massive powers that Eren acquired ended up restricting him."

"결말을 바꿀 수 있었다면 좋았을 것입니다. 만화를 그리는 것은 본래 자유로운 작업이어야 합니다. 하지만 내가 정말 완전히 자유로웠다면, 결말을 바꿀 수 있었어야 했겠죠. 방향을 바꾸고 싶다고 말하며 수정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사실 나는 젊었을 때 처음 구상했던 것에 얽매여 있었습니다. 그래서 만화는 나에게 매우 제한적인 예술 형태가 되었고, 이는 마치 에렌이 거대한 힘을 얻었지만 결국 그 힘에 의해 구속된 것과 비슷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작가의 말[출처아카이브]을 보면 내 해석에서 상당 부분은 맞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추측할 수 있다.